뉴스/홍보

첨부파일 제목 내용

"불법체류 유학생 늘어난 게 우리 탓?"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2-03-08
  • 조회수 : 294
지방대, 비자 발급 제한에 반발
"정부, 단속은 안하고 책임 전가"
 
지방대학들이 급증하는 불법체류 유학생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교육부와 법무부가 유학생 불법체류율을 근거로 ‘비자발급 제한 대학’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비자발급 제한 대학은 1년 후 재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외국인 유학생 모집이 제한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으로선 치명타가 될 공산이 크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법무부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및 외국인 유학생 유치 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수원대 용인대 원광대 전주대 등 18개 대학이 학위과정 비자발급 제한 대학으로, 대진대 상명대 조선대 한동대 등 19개 대학은 어학연수과정 비자발급 제한 대학으로 지정됐다.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적극적인 지방 대학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정부는 불법체류 유학생 수가 매년 늘자 대학의 유학생 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2012년부터 인증제를 시행 중이다.
 
 
 
대학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1년간 불법체류 학생 수를 신·편입한 유학생 수로 나눈 불법체류율이 핵심 평가 지표였는데, 최근 몇 년 동안 불법체류 유학생 체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유학비자(D-2) 불법체류자 수는 2019년 2833명, 2020년 4692명, 2021년 6294명으로 급증세다. 늘어나는 불법체류 유학생을 관리하기 위해 법무부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관리 부실에 따른 책임을 대학이 상당 부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 소재 대학 국제교류처 관계자들은 “현재 출입국사무소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불법체류자 신고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대학들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호남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불법체류학생을 신고해도 출입국 사무소는 묵묵부답”이라며 “불법체류학생이 대학 앞에서 버젓이 아르바이트를 해도 단속할 근거가 없다”고 토로했다. 충청지역의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대학도 관리책임 주체 중 하나지만 학교 단독으로 불법체류율을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며 “법무부가 단속조치를 강화해 외국인 유학생들의 불법체류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대학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 상반기 인증제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코로나19 특수성을 고려해 비자제한대학 불법체류율 기준을 종전보다 완화했다”며 “향후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논의해 대학의 유학생 유치를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국제화 역량 인증제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